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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부지깽이’, 섬에서 만나는 특별한 산나물

by soo@ 2025. 10. 8.

오늘은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귀한 맛 '부지깽이'와 울릉도 섬 문화 이야기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울릉도의 ‘부지깽이’, 섬에서 만나는 특별한 산나물
울릉도의 ‘부지깽이’, 섬에서 만나는 특별한 산나물

부지깽이란 무엇일까? 울릉도의 독특한 산나물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특별한 생태계를 가진 섬 중 하나입니다. 독도와 가까이 위치한 이 작은 섬은 독립적인 기후와 토양을 바탕으로,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한 식물들이 자라는 곳으로 유명하죠.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부지깽이’입니다.

부지깽이는 언뜻 보면 고사리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토종 산나물입니다. 잎사귀와 줄기의 모양이 독특하여, 현지 주민들이 예부터 ‘부지깽이’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불러왔습니다. 이 나물은 자생지가 한정되어 있어 육지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으며, 울릉도를 찾은 여행객들에게는 꼭 맛보아야 할 별미로 꼽히죠.

부지깽이의 가장 큰 매력은 ‘향’과 ‘식감’입니다. 고사리보다 더 진한 초록빛을 띠며, 향긋하면서도 약간의 쌉쌀함이 어우러져 산뜻한 맛을 냅니다. 특히 한 번 데치면 줄기가 부드럽게 풀어지면서도 씹을 때마다 고유의 향이 퍼져, 입안 가득 울릉도의 자연을 느끼게 합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울릉도 주민들은 예부터 부지깽이를 ‘봄철 건강을 깨우는 나물’로 여겨왔습니다.

 

섬 문화가 담긴 부지깽이의 식생활

울릉도는 예부터 바다와 산을 동시에 끼고 살아온 지역입니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농산물이나 생활 물품을 수급하는 데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섬 주민들은 주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해 왔습니다. 바다에서는 오징어, 홍합, 미역, 톳 등이 풍부했고, 산에서는 두릅, 취나물, 고비와 함께 부지깽이가 귀한 먹거리가 되었죠.

부지깽이는 특히 명절이나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 재료로 쓰였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고사리나 도라지가 주로 올라가지만, 울릉도에서는 부지깽이가 고유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섬에서만 나는 나물’이라는 자부심은 울릉도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주었고, 외지 손님이 오면 반드시 부지깽이 반찬을 내놓아 대접하는 전통도 있었습니다.

또한 부지깽이는 저장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삶아서 말리는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이렇게 말린 부지깽이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겨울철에 귀한 반찬거리로 쓰이곤 했습니다. 지금도 울릉도를 여행하면 말린 부지깽이를 특산품으로 판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섬의 자급자족적인 생활 방식과,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지혜가 담긴 전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지깽이 요리, 울릉도의 향을 식탁에 올리다

부지깽이를 맛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단순합니다. 데쳐서 무침을 하거나, 국에 넣는 방식이 대표적이죠. 그러나 그 맛은 단순함 속에서 빛을 발합니다.

 

부지깽이 나물 무침
데친 부지깽이에 참기름, 간장, 마늘, 깨소금을 넣고 무쳐내면, 향긋하면서도 담백한 나물 반찬이 완성됩니다. 고사리보다 향이 진하고, 씹을 때마다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 있어 밥과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봄철 최고의 밥도둑입니다.

 

 

부지깽이 된장국
울릉도 사람들에게 부지깽이 된장국은 아주 친숙한 음식입니다. 구수한 된장과 부지깽이 특유의 향이 어우러져, 마치 봄 산에서 바람을 맞으며 한 술 뜨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겨울철 말려둔 부지깽이를 사용하면 국물에 은근한 깊이가 더해져 더욱 진한 맛을 냅니다.

부지깽이 비빔밥
나물을 듬뿍 얹은 비빔밥에서도 부지깽이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산나물의 향긋함과 매콤한 고추장이 어우러지면, 섬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기운이 한 그릇에 담겨 있죠.

 

최근에는 울릉도의 부지깽이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창작 요리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부지깽이전을 비롯해 부지깽이를 곱게 갈아 반죽에 섞어 만든 국수, 심지어는 피자 토핑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섬의 전통 식재료가 현대적인 감각과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부지깽이는 단순한 산나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울릉도의 자연과 생활, 그리고 섬 주민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문화적 산물입니다. 육지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풍미 덕분에, 울릉도를 찾은 여행객들에게는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합니다.

만약 울릉도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꼭 현지에서 부지깽이를 맛보시길 권합니다. 산과 바다가 함께 빚어낸 특별한 섬의 맛을 느끼는 순간, 단순히 한 끼의 식사가 아닌 ‘울릉도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